꽤 근사한 차품에 시중 물량이 별로 없는 차입니다.

2007년 봄에 만들어진 곤록산특제고교목차(珍藏)입니다. '특별히 만든 고수차, 교목차' 라는 말이겠지요. 하단에 <2006년 중국(광저우)국제차박람회 금상 수장> 이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옵니다. 중앙에는 세로로 흥창감제(興昌監制)라고 되어 있습니다. 노동지 보이차에서 볼 수 있는 추병량감제와 같은 정도의 의미로 볼 수 있습니다.

곤록산차장은 한국 사람들에게 귀에 익지 않은 곳입니다만 이 곳의 대표 이흥창(李興昌)선생은 보이차,공차(貢茶) 제차기예(製茶技藝)의 중국무형문화유산 국가급 전승인이자 운남성 수석기사技師, 보이차전문가위원회의 위원등으로 활동하며 업계에서는 유명한 분입니다.

참고할만한 시장가격을 좀 알아봤는데 실물이 없는 낚시글이 대부분입니다. 그나마 구매가능한 가격은 우리돈으로 거의 30만원대 정도네요. 아마 곤록산차의 이름값과 희소성이 더해진 가격이 아닌가 합니다.

곤록산은 예로부터 황실에 차를 바쳤다는 황가고차원이 있어 워낙 유명한 곳입니다. 이 황가고차원에 대해서는 이론도 좀 있습니다만 우수한 생태환경을 기반으로 고차수 군락이 잘 조성되어 있는 것은 사실이라 노반장, 빙도 등 유명차산 못지 않게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병면은 어린잎과 큰 잎이 섞여 거칠게도 보입니다. 정갈하고 깔끔하다기보다는 약간 옛 노차들의 풍격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보관 상태는 매우 좋아 습의 흔적이 전혀 없으며 수공압병 했는지 긴압은 다소 느슨합니다.

어느새 07년 차들이 준노차 혹은 노차라 불릴만한 시절이 왔습니다. 고삽미는 많이 옅어져 진하게 우려도 쓰고 떫은 맛이 강하지 않습니다. 구감은 부드러우면서도 벨벳처럼 적당한 바디감이 있어 입안을 채워줍니다. 단맛과 회감이 좋은데 빈 잔과 숙우 바닥에서는 은은한 밀향을 느낄 수 있습니다. 좋은 노차로 발전가능한 양질의 차품입니다.

코로나 규제로 인한 이동제한과 영업제한이 이어지면서 그간 보기 힘들었던 차들이 가끔 시중에 출회되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차품이 충분히 좋으니 여유가 되는대로 소장해 두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