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노동지 교양숙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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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만차창에서 2020년 여름에 출시한 교양(驕陽)숙병입니다.
글자 그대로의 교양(驕陽)은 '강렬한 햇살' 또는 '따가운 햇빛' 이라는 의미 정도로 해석됩니다.
사실 처음에는 이 차에 별로 관심을 가지지 않았습니다. 가격도 너무 저렴하고, 포장 디자인도 그닥 마음에 들지 않았거든요. 무엇보다 교양이라는 이름이 썩 마음에 와 닿지 않았습니다. 교(驕)라고 하면 교만(驕慢, 驕傲) 이라는 단어가 먼저 떠오르다 보니 썩 호감이 가질 않았습니다.
그런데 우연찮게 차를 시음하게 되었는데 의외로 차품이 괜찮아 흥미를 가지고 살펴보게 되었네요. '이 가격에 이 맛이 나와?' 하는 마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눈에 확 들어오는 붉은 내표에는 교양(驕陽)이라는 이름의 작명 이유가 설명되어 있습니다.
문어체식 한자표현이라 번역하니 살짝 어색한 감이 있습니다만 이 차가 오래 숙성되어 차를 마시는 이들의 동반자이자, 마음의 위로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느껴집니다.
교양(驕陽)의 '강렬한 햇살'은 거만하거나 거친 의미가 아니라 삶을 밝게 비춰주는 따뜻한 희망이었네요.
간간히 어린 잎이나 금아들도 보입니다만 기본적으로는 오급(五級)정도의 모차가 주를 이룹니다. 빼어나지도, 심하게 모자라지도 않은 딱 중간 정도의 등급입니다.
맹해 대엽종 교목차청 (5급) 원료를 주로 이용해 전통 기법을 이용해 완성한 이 차는 갓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 바로 마실만한 완성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큰 잎들이 주를 이루어 그런지 차탕은 적당히 진하고 무게감이 있는데 거친 잎들이 쓰여 그런지 살짝 시원하면서 청량한 느낌도 있습니다. 쓰고 떫은 맛은 별로 없습니다.
만들어진지 얼마되지 않은 차이니만큼 숙향 숙미가 완전히 사라졌다고 말하긴 아직 어렵습니다. 하지만 그 가운데서 통상의 숙차와는 약간 다른 특징적인 향미가 느껴지는데 이 독특한 맛과 향이 분명 이 차만의 (긍정적인)개성으로 진화하지 않을까 예상해 봅니다.
저렴하면서도 괜찮은 차품으로 매일 마실 수 있는 부담없는 차로서의 가치는 물론이고 노차가 되었을 때의 풍미가 기대되는 좋은 차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