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태차창(창태차업그룹)에서 2005년 출품한 사보원(思普源) 청병입니다. '보이차의 근원을 생각한다', '보이차의 근본을 되새기며 만들었다' 정도의 의미가 담긴게 아닐까 싶습니다. 2년쯤 더 뒀다 꺼내려고 했는데 어쩌다보니 한 건 개봉하게되었네요.

1편이 400g 으로 규격입니다. 흔히 외포장이나 서체로 진품 가품을 따질때가 있는데 이 차는 원래 전서판(篆書版)과 해서판(楷書版)의 두종류가 있으니 오해 마시기 바랍니다. 둘다 같은 해 출시되었으며 차품도 딱히 크게 차이나진 않습니다. 딱히 의미가 있을까? 싶긴 하지만 그래도 구별해서 수집하고픈 분도 있을 겁니다. 여기서 소개하는 것은 전서판 입니다. 외포장이 얇은 면지이다보니 십년 넘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일부는 헤진 부분이 생겼습니다. 자연스러운 현상이니 감안해주세요.

창태그룹은 2005년 즈음에 강성(江城)지역에 지사를 열고 이 지역의 좋은 원료를 수매해 사보원병차 1비(批)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내표에 따르면 이 차는 야생 야방차를 원료로 사용했다고 하는데 크고 거칠어 보이는 잎, 적당히 무게감 있으면서 시원한 차탕의 맛을 보면 일리가 있는 의견입니다.

예전 호급차(號級茶) 강성호를 연상시키는 시원시원하고 거친 병면입니다.

기계압병되어 끝으로 갈수록 얇아지는 대익차들과 달리 석모압병된 사보원 병(餠)의 테두리는 다소 두툼하고 긴압도도 그리 강한 편은 아닙니다.

생산된지 이미 15년을 넘어 준노차에서 노차의 단계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첫 탕의 느낌부터 달고 부드러운데 고삽미가 그리 강하지 않아 술술 마시기에도 부담이 없습니다.

포를 거듭해도 달고 시원한 처음의 차맛이 꾸준히 유지됩니다. 목넘김이 편하고 회감도 무척 좋습니다. 잔 바닥에 깔리는 배저향(盃底香) 또한 일품입니다.

건강한 엽저들입니다.
그간 건창 보관되었는데 적당히 습도 있는 곳에서 1-2년만 잘 보관하면 노차의 풍미가 더욱 살아날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