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해반장노수차창에서 2007년에 출품한 '반장교목청병 순향' 이라는 차입니다.

이 차를 처음 만난게 대략 10년도 더 이전이었을 겁니다. 그때도 차가 굉장히 깔끔하고 단맛이 좋아 개인적으로 무척 마음에 들었습니다. 시중에 유통되는 물량이 별로 없어 시장가 책정이 쉽지 않은데 그때나 지금이나 가성비가 꽤 좋은, 개인적으로는 꽤나 저평가 된 차라고 생각합니다.

내표에 따르면 맹해반장교목대엽종 쇄청모차를 원료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사실 2007년 즈음에는 반장차가 지금만큼 고가가 아니었으니 정말 반장차를 사용했을수도 있겠지만 우리가 머릿속에 떠올리는 노반장, 신반장의 차라기 보다 대략 포랑지역의 차청을 썼다... 정도로 생각하는게 좋겠습니다. 정말 반장모차를 소량이라도 넣었다면 감사할 따름이죠.

건창으로 잘 보관되었습니다. 깔끔한 병면에 차이름 '순향'처럼 잡향없이 정갈하게 익어가는 차향이 정말 좋습니다.

맑고 부드럽고 깔끔한 구감입니다. 초반의 몇탕은 마치 꿀처럼 진득하게 입안을 가득 채우는데 고삽미는 그리 강하지 않고 어찌나 단맛이 좋은지 혀가 찻물로 코팅되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건차 상태의 병면과 우려지는 찻잎 상태를 봐도 원료가 좋고 후발효가 잘 진행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자체로 충분히 좋은 차인데 혹시라도 반장 혹은 포랑지역 모차가 사용된 차라면 지금 가격은 너무 저렴한 겁니다.

얼핏 마냥 부드럽고 순한 것 같기만 합니다만 조금만 길게 우리면 진한 고삽미가 훅 하고 치고 올라옵니다. 이 때는 내표의 설명에 어느 정도 수긍이 갑니다.

진기에 맞는 탕색입니다. 우리는 시간을 적절히 조절하면 쓰고 떫은 맛을 피해 부드럽고 순한 단맛만을 잘 즐길 수 있는 멋진 데일리 차입니다.